
다른 사람의 부탁을 받고 자신의 계좌로 돈을 받아주거나, 입금된 돈을 현금으로 인출하여 전달했다가 범죄수익은닉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단순히 계좌만 빌려준 것도 범죄수익은닉죄가 되나요?”
“돈이 범죄수익인 줄 몰랐는데도 처벌될까요?”
“입금된 돈을 다른 계좌로 옮겨준 것뿐인데 문제가 되나요?”
범죄수익과 관련된 돈을 취급했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경우가 동일하게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사건에서는 해당 재산이 법에서 정한 범죄수익에 해당하는지, 이를 알고 있었는지, 그리고 돈의 취득·처분이나 발생 원인을 숨기거나 정상적인 재산처럼 보이게 하는 행위가 있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범죄수익은닉죄가 어떤 경우에 성립할 수 있는지, 차명계좌나 현금 인출이 문제되는 경우, 범죄수익을 받은 경우와의 차이, 처벌 수위 및 경찰조사 전에 확인해야 할 내용을 살펴보겠습니다.
목차
범죄수익은닉죄는 어떤 경우에 성립할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는 범죄수익 등의 취득 또는 처분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에 관한 사실을 가장하거나, 특정범죄를 조장하거나 적법하게 취득한 재산으로 가장할 목적으로 범죄수익 등을 은닉한 경우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범죄수익은닉죄에서는 단순히 돈을 보유하거나 이동시켰다는 사실만 볼 것이 아니라 그 돈의 성격과 행위자가 취한 구체적인 방법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취득·처분 사실을 가장한 경우
실제 돈을 취득하거나 처분한 사람과 외부에 드러나는 명의를 다르게 만들거나, 자금이 이동한 경위를 사실과 다르게 보이게 한 경우에는 취득·처분 사실의 가장 여부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제3자 명의의 계좌가 사용되었다면 단순히 차명계좌를 사용했다는 사실 하나보다는 왜 해당 계좌가 사용되었는지, 실제 돈의 귀속자가 누구인지, 자금 흐름을 숨기려는 목적이나 행위가 있었는지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을 가장한 경우
범죄를 통해 얻은 돈을 정상적인 거래대금이나 사업수익 등 다른 원인으로 취득한 재산처럼 꾸민 경우에도 범죄수익의 발생 원인을 가장한 행위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결국 돈을 어디에 보관했는지만 보는 것이 아니라 범죄수익의 출처와 실제 자금 흐름을 숨기거나 다른 재산처럼 보이게 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됩니다.

계좌로 돈을 받아주거나 현금으로 인출하면 문제될까
본인 명의의 계좌로 다른 사람의 돈을 받아주거나 입금된 금액을 현금으로 인출했다는 사실만으로 범죄수익은닉죄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먼저 해당 돈이 범죄수익 등에 해당하는지 확인해야 하고, 계좌를 제공하거나 돈을 이동시킨 사람이 그 자금의 성격과 거래 경위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특히 보이스피싱이나 사기, 불법 투자 등과 관련된 자금이 여러 계좌를 거쳐 이동하는 사건에서는 계좌 명의자에게 왜 돈을 받았는지, 누구의 지시로 인출·송금했는지, 그 과정에서 대가를 받았는지 등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사정은 경찰조사에서 확인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돈을 직접 훔치거나 사기 친 것은 아니다”라는 설명만으로 판단하기보다 실제 자금 흐름에서 자신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부터 정확하게 정리해야 합니다.

범죄수익을 받은 경우도 같은 죄일까
범죄수익을 숨기거나 가장한 행위와 범죄수익을 수수한 행위는 법에서 별도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4조는 그 정황을 알면서 범죄수익 등을 수수한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범죄를 통해 얻은 돈이라는 정황을 알면서 그 돈을 받은 경우라면 범죄수익은닉죄 제3조의 은닉·가장 행위와는 별도로 범죄수익 수수 혐의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이나 관련 정황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정상적인 거래라고 생각하여 돈을 받은 사건이라면 당시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와 거래 과정이 어떠했는지가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범죄수익은닉죄 처벌은 어느 정도일까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제3조에 따른 범죄수익 등의 은닉·가장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미수범도 처벌되며, 범행을 목적으로 예비하거나 음모한 경우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이 규정되어 있습니다.
| 구분 | 처벌 |
|---|---|
| 범죄수익 은닉·가장 |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
| 범죄수익 수수 |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
| 은닉·가장 목적의 예비·음모 |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
다만 실제 사건에서는 취급한 범죄수익의 규모, 범행에 관여한 기간과 횟수, 역할, 대가 수수 여부,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을 인식한 정도 등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범죄수익과 관련된 사건에서는 해당 재산에 대한 몰수나 추징 역시 함께 문제될 수 있습니다. 최근 대법원도 일정한 범죄수익의 은닉·가장·수수 사건에서 관련 범죄수익을 몰수하거나 추징할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한 바 있습니다.

경찰조사 전 무엇을 확인해야 할까
범죄수익은닉죄 혐의로 경찰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계좌에 돈이 들어오고 나간 기록만 보는 것보다 처음 누구의 부탁을 받았는지부터 마지막 자금 이동까지 시간순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계좌 거래내역, 문자·카카오톡·텔레그램 등의 대화, 통화기록, 현금 인출내역, 상대방으로부터 받은 설명과 대가 지급 여부 등을 함께 확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자신이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하는 사건에서는 단순히 “몰랐다”고 반복하기보다 당시 상대방에게 어떤 설명을 들었는지, 거래 방식에서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었는지, 평소와 다른 비정상적인 자금 이동을 요구받았는지 등을 객관적인 기록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대로 자금의 출처를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사건이라면 객관적인 금융거래 기록과 다른 설명을 만들기보다 자신의 역할과 관여 범위, 실제 취득한 이익 등을 정확하게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범죄수익은닉죄는 단순히 계좌에 범죄 관련 자금이 입금되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수익의 성격, 이를 인식한 정도, 자금의 취득·처분 및 출처를 숨기기 위해 어떠한 행위를 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법무법인 일로는 범죄수익은닉죄 사건에서 계좌 거래내역과 자금 흐름, 당사자 간 대화, 자금 이동 경위 및 범죄수익에 대한 인식 여부를 검토하여 경찰조사 단계에서 필요한 대응 방향을 살펴봅니다.




